목회자코너

    오디세우스와 바울 (26-36호)
    2026-09-06 08:24:19
    담임목사
    조회수   4

    최근 요즘 극장가에서 인기가 많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한 가지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주인공인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위해 고향 이타카를 떠났습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의 귀향은 쉽지 않았습니다. 거친 바다와 수많은 위험을 지나야 했고, 함께했던 사람들을 잃었으며, 죽음의 위기도 여러 번 넘겨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계속 고향 이타카를 향합니다. 그곳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을 보는데 문득 성경의 한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사도 바울입니다.

     

    바울 역시 긴 여정을 떠났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붙잡힌 뒤, 그는 죄수의 몸으로 로마를 향하게 됩니다.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다를 건넜다면, 바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죄수의 몸으로 바다를 건넜습니다. 그 길에는 오디세우스의 여정 못지않은 위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길에는 풍랑과 파선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배가 부서지고, 사람들은 살 희망을 잃었습니다. 가까스로 한 섬에 도착했지만, 이번에는 독사에게 손을 물렸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고, 사람들은 다시 생각을 바꾸어 그를 신이라고 불렀습니다.

    바울의 로마행은 이처럼 순탄한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파선이 있었고, 풍랑이 있었고, 죽음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뱀에게 물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을 지나 바울은 마침내 로마에 도착합니다.

     

    오디세우스와 바울은 모두 긴 여정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여정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사랑하는 것을 되찾기 위해 돌아갔지만, 바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을 내어놓으며 나아갔습니다. 오디세우스가 돌아간 곳에는 집과 가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이 향한 로마에는 감옥과 재판, 그리고 복음을 전해야 할 사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삶을 지키기보다 사명을 붙들었습니다.

    내가 나의 달려갈 길을 다 달리고,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하기만 한다면, 나는 내 목숨이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사도행전 2024)


    이 말씀 앞에서 우리의 신앙을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자꾸 신앙의 목적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안전하게 돌아가는 것에 두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내 삶이 안정되고, 문제가 해결되고, 가족이 평안하고, 내가 원했던 것을 되찾으면 하나님께서 나를 잘 인도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신앙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어디가 안전한가?”보다 주님이 나를 어디로 보내시는가?”를 묻습니다.

    믿음이란 언제나 편안한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풍랑을 만날 것을 알면서도 배에 오르는 것입니다. 파선의 가능성이 있어도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곳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뱀에게 물릴 수 있고,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주님이 주신 사명을 붙드는 것입니다. 결국 바울의 로마행은 실패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결박과 환란을 통해 복음이 결국 로마에 닿게 하셨고, 하나님의 큰 일을 완수하게 하셨습니다.

    오디세이를 보며 한 사람의 위대한 귀환에 엄청난 환호와 기쁨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것에서 멈추지 말고, 그 보다 더 놀라운 하나님의 사명을 위해 나아갔던 바울의 귀환을 기억해보길 원합니다.

    우리의 신앙이 단지 잃어버린 평안을 되찾고, 무사히 내 자리로 돌아오는 신앙에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때로 바다처럼 거칠고, 앞길은 알 수 없고, 심지어 그 길에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주님이 원하신다면 그 길을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고백할 수 있는 믿음. 그것이 오늘 우리가 가져야 할 신앙의 태도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고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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